SEED Today

아마존에서 류응렬 목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제본부 작성일20-09-15 06:11 조회22회 댓글0건

본문

아마존에서, 류응렬


1.

브라질 아마존에서 한여름 태양과 싸우며

인디오 청년들에게 성경을 가르친다.


검은 피부에 작은 키의 사람들

서구 세력의 침략으로 수백만 인구가 학살을 당하고  

아픔을 삼키며 살아남은 혈족들이다. 


눈물이 너무 많아 키가 자라지 못했는가 

고통의 역사가 웃음을 잃게 했는가

이들은 웃으나 하얀 치아를 드러내지 않고 

말을 하나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바다 건너서 가르치러 온 이방인 선생을 만나려 

닷새간 아마존을 헤치고 배를 타고 온 청년이 있고

나흘간 수풀을 헤치고 걸어온 청년도 있다. 


스무 세 살이 된 아우페오는 아들이 두 살

스무 세 살이 된 아날리는 아들이 여덟 살이다.


2.

온통 숲으로 강으로 둘러싸인 인디언 마을에서 

어릴 때부터 물고기 잡는 것을 배운 아이들

화살로 짐승이라도 한 마리 잡는 날이면 

온 마을 사람들 모여 축제를 벌인다.


하늘을 바라보며 내리는 비에 기뻐하고

나무마다 열린 과실에 감사하며 

소유라는 말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과 살아가는 이들이 자연이다.


아마존은 넓은 하늘에 자유가 흐르고 

하늘 높이 솟은 나무마다 열매가 넘치는데   

청년에게도 깊게 파인 주름살에는 

삶의 고단함이 스며있다. 


3.

책 한 권 없이 살아온 인디오 청년들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나를 벗기부터 시작한다

읽은 책도 지은 책도 모두 내려놓고 

그저 고등학교를 성실하게 다닌 날들을 떠올리며

이들의 언어와 생각의 세계로 들어간다.


낯설게 만나 며칠을 보내도 

눈을 마주하고 인사도 제대로 못 하는 인디오 청년들

발음도 잘 안 되는 이름을 몇 번이나 부르고

태양에 그을린 검은 손을 잡고 뛰놀다 보면 

감추어진 미소를 보여줄 때가 있다

순간처럼 스쳐 가는 미소라 해도 

아마존강보다 더 깊이 남아있다. 


하루의 해는 조금의 인내심도 없는지 

쉬이 저녁이 찾아오고 

온 종일 노래하던 새 소리 잦아들고

밤하늘엔 무성한 별들이 온 하늘에 반짝인다.


4.

땀과 사랑과 눈물로 지나가는 날들

하루가 사흘이 되고 사흘이 한 주가 되고

하늘의 달이 모양을 달리할 때

아마존 음식의 향내가 내 입맛에 가까이 오고

이들의 체취도 내 몸에 스며들 때쯤이면

땅 위에서 다시 보지 못할 이별을 해야 한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들의 향기가 그리워질 때

난 지구상에 또 어느 한 모퉁이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상실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꿈이라는 단어를 모른 체 자라나는 아이들을 가슴에 안고

해맑은 저들의 눈을 바라보며 들려줄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내린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살아있는 자는 누구라도 노래할 음악이 있다고

삶의 도화지에 자유의 날개를 달고 너의 그림을 그려보라고

나는 사막에서 샘을 노래하는 시인처럼

고개를 떨군 사람에게 소리치며 달려갈 것이다. 


5.

언젠가 땅 위의 호흡이 희미해져 올 때 

오랫동안 달려온 흔적들 하나씩 꺼내어

잠시라도 미소 지을 수 있다면

석양 따라 그림자같이 내 인생이 사라진다 해도

나는 여전히 하늘을 향해 노래할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한 삶은 위대했으며

우리에게 주어진 땅 위의 삶은 아름다웠으며 

살아있는 모든 순간은 소중하다고 

감사의 찬가로 마지막 노래를 부르리라.


내 노래가 끝이 나고 

내 의지마저 육신의 장막에 갇힐 때

나의 영혼은 새로운 꿈을 향해 날아오르리라

나의 영혼은 생명의 꿈을 꾸며 날아오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