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뿌리는 이야기

짠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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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총장 작성일18-01-25 07:27 조회3,9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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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도 주님의 은혜 가운데 평안하셨는지요? 올 겨울 미국 동부와 한국 겨울은 유난히 추운 겨울입니다. 추운 날씨에 모두 몸과 마음과 영이 강건하시길 손모읍니다. 2018년 새일 행하실 그 분을 기대하면서 소식 전합니다.

저희 부부는 11년 만에 정식으로 비자를 받아 U국을 방문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많아 극히 제한된 인원들만 만나 뵙고 짧은 여행 일정을 마쳤습니다. 그 동안 철의 장막에 가까운 폐쇄성으로 인하여 멀게만 느껴졌던 U국을 다시 방문하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됨을 느꼈습니다. 11년 전 공항에서 강제로 출국을 당했던 저로서는 정말 그 감격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늦은 저녁에 도착을 하니 벌써 저녁을 차려 놓고 저희 부부를 10 여명의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나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과 우리가 있었을 때 아주 어렸던 아이들이 저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저희가 물었습니다. 11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아직까지 우리를 기억하느냐고… 이제 열여덟 열 아홉이 된 청소년들이 대답했습니다. 저희들은 해마다 회사 설립 일때마다 선생님들의 사진을 보았다고… 이 분들이 와서 이 회사를 시작했었다는 사실을 해마다 우리를 알지 못하는 식구들에게도 가르쳐왔던 이 동역자들의 마음 속에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자리하고 있었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시킨 것도 아니고 시킨다고 될 일도 아닌 일을 11년동안 해마다 해왔던 옛 동역자들의 놀라운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놀라운 아버지의 사랑과 은혜에 전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 식구들은 그 옛날에도 그러하였듯이 우리를 가슴이 꺼지도록 안아 주었습니다. 11년의 그리움의 무게가 담긴 포옹이었습니다. 11년의 기다림의 사무침이 베여 있는 사랑의 입맞춤이었습니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우리를 그 동안 그렇게 지켜 주신 아버지의 사랑에 감격하여 부둥켜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밀려오면서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 것인가를 새삼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11년동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소박했던 초대 건물들은 몇 차례의 수리를 통하여 완전히 새 건물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건물을 10여개의 회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다 보니 공간이 부족하여 새로이 증축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자신들의 헌신으로 하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빌라델비아 교회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주님의 말씀을 지킴으로 주님께 칭찬받았던 것처럼 믿음을 지킬 뿐만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헌신한 흔적들 앞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을 주께서 주시는 능력에 의지하여 이들 스스로가 해내었던 것입니다.

많은 고민 끝에 주일 아침에 큰 맘을 먹고 회사로 향했습니다. 주일 모임에 아무런 말없이 참여만 했습니다. 모임이 시작하기 전에 어떤 사고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나 잔뜩 긴장을 하면서 옛 식구들과 조심스럽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있었을 때 풋풋한 청년들이 이미 중년으로 접어들고 있었고 많은 청소년들은 아이들을 둘셋씩 데리고 온 가족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11년 동안 아버지께서 이들을 어떻게 지켜오셨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셨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한국으로 러시아로 빠져 나간 식구들의 빈자리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고 그들이 또한 회사의 주요 간부들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성숙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보듯이 그렇게 모임에 참여 했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더 이상 아무와도 인사를 나누지 않은 채 뒤돌아 서서 그 자리를 떠나왔습니다. 아쉬운 것 보다는 감사함에 압도되어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이 기쁨과 감사에 충만하여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더 이상 이 자리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갈망했던 기도 응답의 현장을 눈으로 볼 수 있었던 복을 헤아려 볼 수가 있었습니다.

식구들과 헤어진 이후 얼마나 이 땅이 달라졌나를 알아보기 위해 몇몇 동역자들과 오랫동안 앉아 얘기를 나누면서 그 동안의 변화에 대한 리뷰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성경 한 권 집안에 둘 수가 없고 헨드 폰 엡에 성경을 넣고 다니면 체포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법이 시행되고 사업적으로는 개방의 발걸음을 크게 뛰고 있는 이 땅을 보면서 앞 날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아무런 결론을 낼 수 없었지만…

그리고 몇몇 용감한 현지 신자들의 눈물나는 신앙의 삶에 대해서도 전해들으면서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핍박 가운데서 온 가족을 지도한 감동적인 신앙의 서사시를 몇 편 듣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우리 회사도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젊은 이들이 해외로 많이 나갔습니다. 시골 지역은 노인들만 남고 젊은 이들은 러시아나 한국으로 다 나가버렸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주님의 뜻과 역사 하심이 있었습니다. 이 젊은 성도들이 자신들이 서있는 각지에서 활발한 신앙적 활동을 하고 찬양 팀에 참여 하거나 회사 설립에도 참여한다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사역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가슴에 품고 다시 두샨베로 돌아 왔습니다. 한의원은 불경기로 말미암아 경영이 쉽지는 않지만 겨우 겨우 운영은 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운영에 맘을 조리다 보면 움츠러드는 나 자신을 자주 발견하게 되지만 한의원에 드나드는 영혼들과의 교제와 그들 하나 하나를 정성스럽게 축복해 줄 수 있는 사역을 할 수 있다는데서 큰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U국에 새해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믿음 회사 식구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이제까지의 모든 사역의 열매들은 복음을 들고 산을 넘고자 하는 저희들을 이 곳에 보내주시고 끊임없이 후원과 기도를 아끼지 않으셨던 여러분들의 눈물과 땀의 소산들입니다. 여러분들의 후원과 기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힘들지만 빌라델비아 교회 처럼 적은 능력으로도 승리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축복하며 기도드립니다.